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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선번역체 : 포착된 풍경  Sight translator : Captured landscape

‘ 침체되어 있던 웅덩이에 잉크를 한 방울 떨어트리면 나타나는 모양처럼, 하나의 장면이나 대상을 저장하게 될 때 머릿속은 온통 그 대상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상은 머릿속을 점령하게 되고 나도 그것을 온전히 알게 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혹은 정말로 남들이 모르는 스스로만 아는 대상의 특별한 부분을 찾았기 때문에 나만의 공간이나 대상으로 소유하게 되었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은 장면들을 마주하게 될 때, 대상은 순간적으로 흘러들어와 수액을 맞는 듯 흡수되고 몸의 일부가 된다. 현재의 나는 시선이 멈춤으로써 점유하게 된 대상을 기록한다. ’

   나를 둘러싸고 있는, 본인 이외의 공간은 굉장히 광범위하고 넓다. 그러나 그 공간들 중 모든 것이 본인에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니며, 역으로 그곳들 또한 본인을 항상 중요한 개체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관찰자이며 수집가이다.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대상들은 어떠한 상태와 순간 느낌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나는 이 순간의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잡힐 듯 말 듯 한 묘연한 지점은 특정한 강약과 깊이, 흐름 등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현실에 없는 형상들로써 나타난다. 낯설어서 매력을 느꼈던 대상들은 각각의 요소로 작용하고 배치되어 본인이 해석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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